<신의퀴즈> 신이 없다면 일상 속 철학





<"우러러 볼 신이 없다면">

 

인간은 항상 신의 존재를 알려고 한다. 마치 아이가 어미의 품을 찾는 본능적인 몸부림 같이, 무의식적으로 인간은 신의 존재를 궁금해하고 느끼려고 한다. 물론, 다양한 종교와 문화의 차이로 신의 이름도 존재도 다양하지만, 근본적인 신을 찾는 것은 모두 같다.

집에서 TV를 틀다 OCN채널에서 신의 퀴즈 시즌2를 보게 되었다. 희귀질병 과학수사를 소재로 하고 있는 드라마였다. 마지막 편으로 남자 주인공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러러 볼 신이 없다면 인간은 결국 자멸해 버릴 테니까요.”



인상적인 대사여서 드라마가 끝나기 까지 채널을 돌리지 못했다. 신이 없다면 인간이 자멸해 버릴 것 이라는 남자 주인공의 대사가 뇌리에 남은 것은 다소 철학적이었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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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간은 신이란 존재를 만들었을까?

신앙심이 깊은 사람은 이 주제에 대해 민감할 수 있다. 하지만, 지극히 인간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면 신은 만들어 진 존재여야 한다. 나는 지금 신의 존재에 두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태초의 인간은 진화를 하고, 집단을 이루어 국가를 만들고, 현재 눈부신 과학의 결실로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유(有)를 창조해 왔다. 이러한 인간들은 아마 지상에 발을 디딘 생물 중 가장 우월하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신을 창조하기 이전 사람들은 –철학자들이 진리를 탐구하며, 신의 존재를 느끼기 이전에- 아마 인간은 네발 달린 동물들과 자신들은 다르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뿐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의식은 단순히 안다고 할 수 있지만, 무의식은 그것을 암으로써 또 다른 생각과 행동패턴을 낳기 때문에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자신들 보다 우월한 존재를 만들어 냈을까. 인간이 다른 동물들 보다 우월하다고 하면, 좋은 게 아닌가? 인간보다 우월한 신의 존재를 생각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나의 생각이지만, 신의 존재를 생각하게 된 이유는 인간이 미래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미래를 시뮬레이션 하는 인간.


동물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다. 동물도 미래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본능에 기한 것일 뿐이다. 하지만 인간은 구체적인 미래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경험에 바탕을 두고 미래를 예측 할 수 있는 것이다.

근대 이전의 종교는 국가에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하나의 절대 권력으로 타 종교에 대한 탄압도 불사했다. 이러한 민간종교와 국가종교가 백성들 사이에서 무서운 속도로 퍼져간 이유는 고된 현실인 탓도 있지만, 불안한 미래에 대한 구원이 큰 이유였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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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근대 이후의 종교는 과연 어떤 의미인가?


근대 이전의 종교, 즉 신을 믿는 이유가 불안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희망이었다면 근대 이후엔 산업화, 정보화, 생명공학의 시대가 열리면서 예측 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이유일 것이다. 예측 할 수 있는 것은 근대이전에도 마찬가지지만, 현대는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 외에 모두 설명이 가능하며 또한 예측도 가능하다. 현대는 여전히 자연재해와 질병으로 많은 인명을 빼앗기지만, 과거 만큼은 아니다.
 

현재 신을 믿는 사람에게 있어 종교는 신념이 되고, 규율이 되었다. 종교의 가르침에는 조상들로부터 쌓아온 경험과 미래에 대한 시뮬레이션의 결과물이 담겨있다. 모든 종교는 인간이 탐욕의 늪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도록 하고, 신의 앞에 인간은 겸손해야 함을 가르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일 것이다. 인간이 생존의 전쟁에서 살아남고 풍요로움에 익숙해지는 순간 끝이 없는 탐욕의 시작이라는 것, 이것을 종교가 가장 역설하고 있는 게 아닌가. 현대는 풍요로움의 시대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굶어 죽는 가난에 허덕이지는 않는다. 불과 몇 십 년 만에 이루어낸 경제적 발전이다. 하지만, 인간은 생명을 위협받는 수 많은 요소들에게서 벗어났으면서도 이상하게 절도와 살인, 정치적 범죄는 줄지 않는다.


“우러러 볼 신이 없다면 인간은 자멸해 버릴 테니까요”



종교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도덕보다도 훌륭하다 –나는 절대 종교인이 아니다-. 자본주의 체제에 끝없이 이기적이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유전자를 가진 우리들에게 통제를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다름아닌 절대자이다. 아마, 드라마에서 이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탐욕과 탐욕이 얽힌 실타래는 더 이상 풀 수도 자를 수도 없게 되었다. 마치 끝을 모르고 질주하고 있는 인간들에게 계속 경고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 제목과도 들어맞는 것 같다. 신의 퀴즈, 인간에게 탐욕을 주고 스스로 풀 수 없는 복잡한 퀴즈를 낑낑대며 풀도록 나두는 것, 인간이 자멸하기 전까지 그 퀴즈는 계속 과제로 남아있을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덧글

  • 零丁洋 2013/01/12 18:04 # 답글

    신이 없다면 걷기 힘들 것이다?^^

    민족주의는 근대 서양의 발명품이라죠.
    부로조아들이 귀족에 대항하여 자기들의 단결시키기 위해서였죠.
    노르만에 대한 앵글로색슨, 프랑크족에 대한 갈리아인......
    그렇다고 민족이 허구는 아닙니다.

    이성은 중세 신학자의 발명품이라죠.
    이성 즉 인간 안에 신성의 조각이 있음으로 자유의지가 가능해지고 인간의 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성이 허구는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신은 인간의 발명품이죠.
    자연의 실패작인 인간이 세상에 살기 위해서는 자신을 넘어선 존재의 논리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신이 허구는 아닙니다.

    민족과 이성과 신은 존재로 부터 어떤 속성을 취해 명명하고 정의한 것이기에 실제 존재에 연결됩니다.
    만약 허구라면 허구를 직시하는 순간 사라지겠죠.
    하지만 아직도 신을 말하는 이유는 우리의 의식이 신을 말하기 전에 신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 의지있는 루돌프 2013/01/12 18:27 #

    스콜라 철학과 이성과 신앙의 조화를 통해 중세 철학자들은 이성적으로 신의 존재를 입증하려 했었죠.
    분명 최초에 모든 움직임을 시작하도록 한 절대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구요.
    논리대로, 세상의 진리가 모두 파헤쳐지지 않는 이상 우리가 이성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창조한 신은
    존재해야 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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